간혹 반려견이 눈 밑이 붓고 급작스럽게 농이 나오는 증상으로 동물병원에 오는 일이 있다. 한쪽만 그럴 수도 있고 양쪽이 모두 부어서 오기도 하는데 심한 경우 피부에 구멍이 뚫리고 피고름이 뭉쳐 있기도 한다. 이때 피부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구강질환 중 치근단농양일 확률이 높다.
치근단농양은 치아의 뿌리 부위에서 급성, 만성 염증으로 인한 화농과정으로 생성한다. 치아의 신경인 치수는 치아골절, 치주염 등으로 손상을 받으면 염증현상이 생기고 염증이 심해지면서 괴사한다. 이와 같이 치수에 염증 또는 괴사가 발생하면 보통 치근단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치근단에 병소가 생성한다. 병소가 눈 아래쪽에 있는 제4전구치 뿌리에 생성하면 초반에는 염증성 농이 내보내지 못해 눈 밑이 부어오르고 농이 지속 축적되다 피부가 밖으로 터져서 나오게 되는 것이다.
다음 사례는 19살 스피츠로 눈 밑에 상처가 개선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내원 당시 눈 아래쪽이 부어 있으며 치아상황도 좋지 않아 치아방사선촬영을 포함해 치과요법을 했다. 구강 검사상 눈 아래쪽 제4전구치의 치아골절이 확인됐고 이미 치수가 노출된 지 오래돼 까맣게 괴사돼 있었다. 치아방사선검사에서 치주 주위에 치조골이 녹아있는 것을 검사하고 발치가 진행됐다.
치근단농양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너무 딱딱한 음식과 껌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치근단농양은 제4전구치에서 잘 나타나는데 제4전구치가 씹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하는 치아이기 때문에 음식을 씹다가 치아가 골절되는 일이 적지 않다. 또 치석이 심한 경우 치은염이 심해져서 치주염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심하면 3~8개월, 심하지 않다면 1~8년에 1회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하면서 치아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족이 일상에서 애완강아지의 치아를 꼼꼼히 관찰하고 구강상태를 확인하면서 양치질까지 한다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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