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 커미션는 어떤 모습일까요?

나는 미술학원을 다녀 본 적이 없다. 그림을 그릴 때 남다른 도구가 있는 것도 아니다. 테블릿 앱을 켜고 엄지손가락으로 그리는 게 전부다. 테블릿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와 같은 조건이다.

그림은 고등학생 때부터 꾸준히 그렸다. 저러할 때부터 지금까지 그림 실력은 어떤 방식으로 변했을까. 동일한 요즘사람들을 그린 사진들을 찾아봤다. 헝가리 출신 모델 바바라 팔빈이 있다. 팔빈은 아마 그대로였을 텐데, 내 사진 속 팔빈은 변하였다. 변한 건 내 사진 실력일테다.

어렸을 적부터 내 사진을 본 부모님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부모는 엄청나게 감탄하면서 주변 시민들에게 침이 마르도록 내 사진 자랑을 하셨다. 고맙긴 한데, 미술 전공자에게까지 자랑할 경우는 좀 머쓱하기도 했었다. 덕에 나를 아는 청년들은 모두 내가 사진도 그린다는 걸 안다.

처음부터 잘 그렸을 리 없지만, 아빠의 칭찬 때문에 나는 진짜 내가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라 믿었다. 팔빈을 첫 번째, 두 번째 그렸을 때까지 그랬다. 난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라는 환상 속에 있었다. 하지만 세 번째 그렸을 때, 그 때 비로소 내 그림 실력을 의심해보기 시행했다. 더 노력해야겠구나, 더 연습이 필요하구나, 생각했었다. 아마 앞으로 네 번째 팔빈 얼굴을 그리고나면, 한 번 더 그 사실을 깨달으리라는 걸, 지금은 넉넉하게 알고 있을 것입니다.

피아노 연주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처음으로 연주했을 때 큰 만족을 얻는다 한들 두 번째 연주 바로 이후엔 아쉬움만 쌓인다. 그렇게 http://www.bbc.co.uk/search?q=커미션 몇 번의 아쉬움을 겪고나야 그나마 뭔가 이뤄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꾸준히 무대에 올라야 한다.

이번년도 7월 신년음악회에서 선우예권 오빠와 라벨의 '라 발스(La valse)'를 연주했을 때의 일이다. 응원 와주신 월간 '객석'의 김기태 대표님께서 ""우리 잡지의 ‘아티스트 에세이’ 코너 일러스트레이터로 신청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 다른 젊은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보고 필자 형태을 내가 그려보라는 제안이었다.

나의 대답은 당연히 ""네""였다. 그 때만 해도 그게 얼마나 힘겨운 책임이 바로 이후 따르는 일이해는 생각하지 못하였다. 그저 재미있겠다, 흥미롭겠다,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더 강하였다. 솔직히 현재 내 그림 실력을 마음하면 사양하는게 맞다 싶지만, 그 때 그 결정은 내 그림 실력을 더 키우기로 마음먹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언제부터인가 내 이름 앞에는 ‘피아니스트’란 내용이 꼭 따라 붙는다. 지금 당신이 피아노 앞에 앉아 악보를 보며 연습한다면, 이것만으로도 당신은 피아니스트다.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 아직은 실력이 부족해서, 일러스트 똑같은 이유로 본인 없다고 의미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피아니스트이지만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하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안다. 내 사진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더 크게 고쳐져야 한다. 다만 그런 나도 그림을 그린다. 첫 발을 내딛지 않으면 시작조차 불가능하다. 첫 발을 내디뎌야 내 가능성을 가늠해 볼 기회라도 보이는 것이다. 무턱대고 나서란 얘기가 아니다. ""예""라고 대답했다면, 저기에 걸꼭 맞는,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선호하는 영화 '반지의 제왕' 가운데 '왕의 귀환'편을 읽어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간의 용기가 무너질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그게 오늘은 아니다."" 꿈꾸는 것을 이루지 못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오늘은 아니다. 노력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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